이주열 “美 금리인상 가까워져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

이주열 “美 금리인상 가까워져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

입력 2015-05-04 15:03
업데이트 2015-05-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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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가 경기회복 기로…수출 부진이 변수””2∼4분기 평균 0.9% 성장 기대… 잠재성장률 부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오더라도 우리나라에선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될지는 올 2분기 지표를 봐야 한다면서 가장 큰 변수로 부진에 빠진 수출을 지목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계부채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한 대외 경제여건 속에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더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자금 유출입 관련 상황이 예전보다 복잡해졌다”며 “모든 선진국이 긴축을 한다면 신흥국은 엄청난 영향을 받겠지만 현재 미국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유로존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도 중요하지만 속도가 중요하다”며 “다행히 미국 경제 흐름을 보면 금리를 급속하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 사이의 통화정책 차별화 여파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도 금리를 뒤따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존 관측이 더이상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올 2분기까지 경기 회복 추이를 지켜보고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나온다.

이 총재는 “2분기 경기흐름이 앞으로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를 올 상반기까지의 경기 흐름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말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입장을 같이했다.

이 총재는 올 2∼4분기 성장률(전기 대비)이 0.9% 내외를 나타낸다면 바람직한 경기흐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1.0%, 0.9%, 0.8%의 성장률을 보인다면 경제가 기대한 대로 가는 것으로 본다”며 “3개 분기 평균성장률을 연률로 보면 3.6%인데 이는 저희가 말하는 잠재 수준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성장세 회복에 수출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월에도 전월 대비 큰 폭의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최근 수출 감소 원인에 대해 “엔화와 유로화에 견준 환율 절상(원화가치 상승)도 수출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를 환율정책의 수단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금리를 내리면 환율경로(금리인하→환율절하→수출증가)를 통한 효과는 물론 있을 것”이라며 “다만 가계부채 등 다른 부작용이 없는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관련해 “4월에도 증가폭이 최근 증가폭에 못지 않게 늘었다”며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총액이 늘어나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20년’에 한국도 이미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지금 곧 그런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며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3년마다 조정하는 중기 물가안정목표는 올 상반기 중 내부안을 만든 뒤 의견수렴과 협의를 거쳐 연내 최종 목표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 목표치를 범위가 아닌 단일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 소비자물가가 아닌 근원물가를 봐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며 “검토할 수 있는 안은 다 놓고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추경 필요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서는 “갑작스레 질문이 나온 상황에서 금통위에서도 관련 내용이 개진되다 보니 팩트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며 “추경 문제는 정부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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