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조류 계산 안 하고 조타기 많이 돌린 듯”

<세월호참사> “조류 계산 안 하고 조타기 많이 돌린 듯”

입력 2014-04-22 00:00
업데이트 2014-04-2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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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교수 “자동에서 수동 전환하다 실수”

여객선 세월호 사고는 조류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조타기를 돌린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급격하게 변침(變針. 방향 전환)한 것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꼽히지만 급선회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이윤석 한국해양대 교수는 22일 변침 과정에서 조류를 고려하지 않고 각도를 지나치게 틀어 배가 기울었고 이를 바로 잡으려다 오히려 경사가 심해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추론을 처음으로 내놨다.

이 교수는 배의 방향을 전환하는 조타기의 각도를 몇 도로 잡았는지가 사고의 실마리를 밝힐 단서라고 말했다.

그는 “방향을 바꿀 때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고 나서 타를 몇 도로 썼는지가 중요하다. 그 값이 컸다면 경사가 많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선박이 직진할 때는 자동 조타 상태로 둔다. 문제는 변침점에 도달해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 교수의 말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선박은 자동조타 상태에서도 바람이나 조류 때문에 타(방향키)를 계속 쓴다. 이 교수는 “당시 조류가 셌다. 조류 영향 때문에 오른쪽으로 5도 정도 타를 쓰고 있었다고 가정하자. 이때 수동으로 바꾸고 타를 오른쪽으로 5도 돌렸다면 실제로는 10도를 돌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에서 수동으로 풀면 타는 중앙으로 오고 배는 조류 때문에 오른쪽으로 돌았을 것이다. 그 상태에서 바로 타를 오른쪽으로 틀면 배가 생각보다 많이 돌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항적을 살펴보면 배가 짧은 시간에 45도 이상 돈 것으로 나온다. 빨리 돌면 돌수록 외방경사(선박의 뱃머리를 돌리면 원심력으로 배가 반대 방향으로 기우는 것)가 커진다. (개조 등으로) 배 자체의 복원성이 나빴고 속력이 빠른 상태에서 큰 각도를 적용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외방경사가 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49분 37초부터 49분 56초까지 19초간 오른쪽으로 45도나 돌았다. 이때 배는 선회 방향과 반대인 왼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20초간 22도를 더 돌았다.

이 교수는 “배가 너무 많이 돌아가니 반대쪽으로 타각을 썼을 것이다. 그게 오히려 경사를 더 크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는 8시 48분 37초 이후 일시적인 정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선체가 기울면 물에 접하는 면적이 늘어나 저항이 많아지므로 속력이 떨어진다. 일정한 힘이 걸려야 하는 엔진과 발전기가 꺼질 수도 있다”면서 “다른 발전기가 가동할 때까지 조타기 등 선박의 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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