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울산항에 28만㎘ 규모 오일 터미널 준공… 동북아 오일허브 중추기지 역할 기대

현대오일뱅크, 울산항에 28만㎘ 규모 오일 터미널 준공… 동북아 오일허브 중추기지 역할 기대

입력 2014-04-10 00:00
업데이트 2014-04-10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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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업계 첫 유류저장 사업 시작

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돈을 받고 유류를 저장해 주는 유류저장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불황 타개 및 신성장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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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울산시 울주군 현대오일터미널에서 열린 유류저장시설 준공식에서 권오갑 사장과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정수철 울산항만청장, 박성환 울산시 부시장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커팅한 후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9일 울산시 울주군 현대오일터미널에서 열린 유류저장시설 준공식에서 권오갑 사장과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정수철 울산항만청장, 박성환 울산시 부시장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커팅한 후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는 9일 울산시 울주군 현대오일터미널에서 권오갑 사장과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 정수철 울산항만청장, 박성환 울산시 부시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류저장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상업용 유류탱크터미널은 총 1000억원을 들여 울산신항 남항부두 앞 매립지 8만 7000㎡에 조성됐다. 5만DWT(재화총화물톤수)급 유조선을 댈 수 있는 부두와 총 28만㎘의 석유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저유탱크 35기를 건설했다. 20㎘ 대형 탱크로리 1만 4000대분을 한꺼번에 채울 수 있는 규모다.

현대오일뱅크가 유류저장사업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이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가 몰려 있어 유류를 저장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 더구나 잦은 지진과 노후화된 저유시설, 대형 유조선의 접근이 어려운 얕은 수심 등으로 고민하는 일본 석유업계의 저장창고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내에서 발전 연료유 등을 안전한 곳에 장기 저장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오일터미널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일본계 종합상사와 등경유 물량 5만t을 계약했다. 이후 일본은 물론 싱가포르 화주들과의 계약이 잇따라 현재 총저장용량의 90% 이상이 채워진 상태다. 현대오일터미널 관계자는 “석유사업자는 기름을 한 번에 많이 사는 것이 가격이나 운임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면서 “유류탱크터미널이 준공되기 전부터 일본 화주들의 문의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이곳에 유류를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공급하려는 사업자들이다. 돈 되는 사업이라는 판단에 2012년에는 국내 한 사모투자회사가 33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 상업용 유류탱크터미널은 낮은 영업이익률 때문에 고민 중인 국내 정유업계의 신사업 모델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최근 정규업계에서는 ‘정유에서 손해 본 것을 화학에서 때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유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몇 년까지 2~3%대를 유지했지만 2012년 이후부터는 1%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이를 잘 반영한다. 국내 정유 4사 중 3개 사가 적자로 돌아섰으며 올 1분기엔 적자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유류탱크터미널 사업은 벤젠·톨루엔·자일렌, 윤활기유, 혼합 자일렌 사업 등과 함께 현대오일뱅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전략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4-04-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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