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대사효소 유전자 조사 결과…일부 위장약·당뇨병약 등에도 민감
한국인 3명 중 2명은 진균감염치료제와 위장약 등에 부작용이 심한 체질인 것으로 나타났다.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국인 약 500명을 대상으로 약물 대사(분해) 효소 CYP2C19의 유전형을 조사한 결과 ‘정상대사 유전형’이 36%에 그쳤다고 20일 밝혔다.
CYP2C19는 간에서 항궤양제(위장약), 항경련제, 당뇨병치료제, 항진균제(곰팡이감염치료제) 등 흔히 쓰이는 약의 10% 정도를 분해하는 주요 약물대사효소다. 이 효소는 20여종의 유전자 형태가 존재하며 유전자형에 따라 약을 체내에서 대사하는 능력이 달라지게 된다.
CYP2C19 유전형 분석 결과 한국인의 47%는 대사 능력이 표준형에 미치지 못하는 중간대사유전형이었고, 15%는 효소 활성이 더 저조한 ‘대사저하유전형’으로 밝혀졌다.
식약청은 이를 바탕으로 부작용 우려가 큰 진균감염치료제 보리코나졸 성분의 개인별 사용량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특허 등록을 마쳤다.
보리코나졸은 장기이식이나 항암요법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에게 치명적인 진균감염을 치료하는 성분이다. 이 약은 부작용도 심해 개인별 대사 능력에 따라 간독성이나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인에게 보리코나졸 400㎎을 투여한 후 혈중 보리코나졸 약물농도를 측정한 결과 정상 대사자의 경우 1만5천337ng/㎖·hr인데 비해 중간 대사자는 2만9천841ng/㎖·hr, 대사 저하자는 6만749ng/㎖·hr으로 나타나 최대 4배 격차를 보였다.
식약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정면우 임상연구과장은 “한국인 60% 정도가 보리코나졸 용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한국인 약물유전정보를 의약품 허가사항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인 약물 유전체 연구를 바탕으로 특허 16종이 출원됐으며 이 가운데 8종이 등록을 마쳤다고 식약청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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