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플레이션 영향 어디까지”…업계 촉각

”애그플레이션 영향 어디까지”…업계 촉각

입력 2012-10-14 00:00
수정 2012-10-1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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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안올리면 못버텨”…대형마트 “PB상품까지 영향”

국제 곡물가격 급등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리라는 관측이 나오자 식품·유통업계에서는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분·우유 등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14일 “국제 곡물가가 이미 오른 상황이라 국내 제품값 인상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칫 연말을 기점으로 물가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여파가 4~7개월의 가공·유통 기간을 거쳐 다음달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국내 소비재 제조 시장에도 상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 공포…왜? =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 가격 급등이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영향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끄는 상황을 말한다.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가 6월 이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역대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우며 국내에서도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곡물가격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주요 곡물 생산국의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했던 데다 투기자금까지 몰린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더불어 사료용·바이오 연료용 곡물 수요의 꾸준한 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주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말미암은 타격이 상대적으로 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탓에 국외생산기지 확보 등을 통한 식량자급률 제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으나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식품·유통업계 “물가인상은 기정사실” = 식품·유통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가 이미 오른 상황에서 이를 재료로 하는 식용유, 두부, 국수, 빵 등의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분업체의 한 관계자는 “애그플레이션 영향이 본격화하는 연말이 되면 업체들이 굉장히 힘들어진다. 제때에 가격에 인상을 못 해 적자를 보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시기의 문제는 있지만 결국 제품값을 올리기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유업체의 한 관계자 역시 “사료값이 오르면 농가에서 이를 반영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내년 우유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유통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역시 원료 인상으로 인한 가격 압박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마트의 경우 제품값이 싸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어필해왔다”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PB상품까지 가격이 오르면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유통업체의 관계자 역시 “양산 빵이나 라면 쪽에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며 “제조업체를 주시하며 가격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영향 얼마나?” = 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폭을 0.3~0.4%포인트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하며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폭을 0.2%~0.4%포인트로 소개했으며 현대경제연구소는 추가로 0.33%포인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소 측은 생활과 밀접한 두부(5.7%), 장류(2.6%), 우유(1.7%) 등의 가격이 집중적으로 오르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물가뿐 아니라 기업들의 수출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리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신흥국의 경우 인플레이션과 식량난의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으며 중국은 사료값 상승 탓에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는 ‘피그플레이션’을 겪을 수도 있다”며 “이들을 주요 수출국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연구소 측은 주요 수출국의 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것, 애그플레이션의 충격이 작은 틈새시장을 개척할 것 등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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