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삐삐번호 ‘012’, 이제 기계가 쓴다

추억의 삐삐번호 ‘012’, 이제 기계가 쓴다

입력 2012-10-14 00:00
수정 2012-10-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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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사물지능통신 번호로 할당키로

1990년대를 풍미했던 삐삐(무선호출기) 번호 ‘012’가 사물지능통신(M2M) 번호로 탈바꿈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선호출 서비스 사업자였던 리얼텔레콤의 식별번호 012를 회수해 M2M 번호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한때 012는 SK텔레콤이 운영하던 국내 유일의 전국 무선호출서비스 번호였다. 그러나 이동전화 등장 이후 무선호출기 사용 인구가 줄어든 탓에 SK텔레콤이 사업권을 리얼텔레콤으로 넘겼으며, 결국 지난 2009년 3월 사업이 폐지됐다.

012 번호를 사용하게 될 M2M은 기계와 기계 사이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텔레매틱스(자동차), 스마트 의료 등 ICT 융합 분야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분야로 손꼽힌다.

현재 M2M은 이동전화 식별번호인 ‘010’을 사용하고 있다. 5천300만명이 넘는 이동전화 가입자 중 약 174만명(8월 기준)은 사실 010 번호를 쓰는 M2M 기계들이다.

방통위는 010 번호를 사용하는 M2M에 012 번호를 새로 부여하고, 남게 되는 010 번호를 이동전화 가입자용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방통위가 M2M 식별번호를 012로 바꾸기로 한 것은 번호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용 번호는 사람의 기억 용량을 고려해 8자리(010-XXXX-XXXX)로 한정돼 있다. 또 수년 후에는 011 등 01X 번호가 010으로 통합될 예정이어서 010 번호가 모자랄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M2M이 010 번호를 내놓고 다른 번호로 옮기는 것은 희소식이다. M2M은 012 뒷번호를 길게(12자리) 붙여도 기계가 작동하는 데 무리가 없어 번호 자원이 그만큼 풍부해진다. 또 무선 통신용 번호인 012 외에 유선 연결이 필요한 경우 IP 번호를 부여할 수도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번호가 기술발달을 막으면 안 된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가장 중요한 통신 수단으로 자리 잡은 이동전화의 번호를 보호하고 M2M의 발전을 돕고자 012 번호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번호 용도를 변경하려면 방통위가 번호 관리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012 번호를 M2M 용으로 전환하는 시점은 수개월 후가 될 전망이다.

한편, 무선호출 서비스는 1997년 가입자가 1천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유행했지만, 지금은 수도권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식별번호 015)의 가입자 1만8천184명(8월 기준)만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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