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골 비상근무에 공무원 ‘덜덜’…식당은 ‘썰렁’

냉골 비상근무에 공무원 ‘덜덜’…식당은 ‘썰렁’

입력 2011-12-22 00:00
수정 2011-12-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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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추위와 싸움…연말모임 취소로 관가 식당 울상

“내복에 두 겹의 점퍼로 중무장해도 추위를 견디기 어렵습니다.”

지난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이후 교대로 밤샘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과 관계기관 직원들이 추위와 싸우고 있다.

영하 10도의 동지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저녁 6시가 넘으면 정부 중앙청사와 과천청사의 난방이 차단돼 밤새 추위에 떨어야 하는 실정이다.

20일까지 이틀간 200여 명이 밤샘 근무를 한 기획재정부 직원들은 허가된 전열기가 부족해 점퍼와 이불 등을 긴급 조달해 버티고 있다.

허가된 전열기를 가까스로 구한 직원들도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의자에 앉아 근무하다 보니 피로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21일부터 공무원 비상근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침을 내려 야근자가 과별 1명에서 실·국별 1명으로 바뀌었지만, 야간 근무 여건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화재 위험 때문에 개별 난방기 사용이 금지된 한국은행 직원들은 추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비상대기조는 데스크 2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관련 국ㆍ실 직원 대부분이 북한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느라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난방은 물론 온수도 나오지 않아 직원들은 모포를 두르는 등 자체적으로 추위를 막기 위한 임시방편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한은 직원은 “24시간 비상대기 하는데 오전, 오후는 절전한다고 난방이 잘 안 나오고 저녁에는 퇴근 시간 이후라 난방을 안 한다”며 “따뜻한 물도 마실 수 없어 추워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부처에서는 돌발 상황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하는 점을 고려해 고육책으로 규정상 금지된 개별전열기를 지급하고 있다.

24시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 건물인 이유로 심야와 새벽 시간대 중앙난방이 공급되지 않지만, 임시방편으로 밤샘 근무조를 위한 개별전열기를 제공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칙적으론 개별전열기를 사용하면 안 되지만, 영하 날씨에 사무실을 지키는 게 고역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연말 송년 모임을 잇달아 취소해 과천 등 관공서 주변 식당가 경기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녁 대신 점심으로 대체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등 공기업들도 연말 행사를 줄줄이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과천의 한 일식집 사장은 “올해 경기가 예년보다 나빠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연말 송년회까지 무더기로 취소돼 대목을 날리게 됐다”며 “갈수록 매출이 줄고 있어 연말 불우이웃이 따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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