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격화

유진그룹-하이마트 경영권 분쟁 격화

입력 2011-11-24 00:00
업데이트 2011-11-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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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선회장이 경쟁사 차리려”..대표개임건 이사회 상정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2대주주인 선종구 현 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24일 “선 회장이 회사 임원들을 빼내 경쟁사를 차리려 했다”고 폭로했고, 이에 맞서 하이마트 경영진과 임직원은 “유진이 그룹만의 이익 챙기기에 나섰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유진그룹은 이날 하이마트 사태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 선 회장이 지난 18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하이마트를 떠나 새로운 회사를 차릴 테니 21일까지 동참 여부를 알려달라’고 임원들에게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룹 측은 “하이마트는 임직원과 주주들의 회사로 경영권을 누리지 못할 바에야 회사를 망가뜨리겠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실행 여부를 떠나 모든 주주와 회사 관계자의 신뢰를 저버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유진그룹에 따르면 선 회장은 그룹의 양해로 지난 4년 동안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지난달 유경선 그룹 회장이 하이마트 공동대표로 선임되면서부터 그룹과 갈등을 빚어왔다.

선 회장은 당시 유 회장의 공동대표 선임을 논의하는 이사회에 사전연락 없이 불참했다가 이후 공동대표가 아닌 각자대표를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고 최근 들어 다시 자신을 단독대표로 해달라며 문서 확답을 요청했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선 회장의 단독대표 요청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이런 행동은 최대주주의 경영 참여를 영구히 배척하겠다는 있을 수 없는 요구”라며 불쾌해했다.

이에 따라 유진그룹은 선 회장의 교체를 요청하는 ‘대표이사 개임(改任)’ 건을 오는 30일 이사회 안건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대표이사 개임 안건을 추가하기로 한 결정은 지난 22일 선 회장이 하이마트 임직원에게 그룹 측의 경영 참여를 비판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직후에 이뤄졌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M&A를 통해 하이마트를 인수했는데 정작 최대주주가 경영개입을 못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인수 이후 4년 동안 한 번도 배당을 받은 적이 없고 하이마트 납품업체와 거래한 적도 없어 경영권 참여가 주주들의 이익을 해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하이마트 경영진과 임직원은 유진그룹의 경영권 확보에 반대하는 비대위를 구성했다.

하이마트 비대위는 이날 대치동 본사 앞에서 결의식을 열고 성명서를 통해 “하이마트 임직원이자 주주인 비대위는 유진의 일방적 경영권 장악을 위한 대표이사 개임 안을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유진그룹이 그동안의 부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영권을 장악해 유진만의 이익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선종구 회장이 해임되고 유진이 경영하게 될 경우 경영진과 우리사주 조합원 모두는 소중한 재산을 부실한 유진에 맡길 수 없어 전량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하이마트 전국 304개 지점의 임직원 5천여 명이 25일 하루 연차휴가를 내고 사실상 ‘동맹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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