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뎅기열 국내 첫 발생여부에 촉각

보건당국, 뎅기열 국내 첫 발생여부에 촉각

입력 2011-11-09 00:00
업데이트 2011-11-0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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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거주 30대 여성, 印尼 방문후 39일만에 뎅기열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기 매개 풍토병인 뎅기열이 국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환자 사례가 나와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7월에 뎅기열 환자로 보고된 30대 여성이 국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기 채집 검사 및 유사 환자 감시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고 9일 밝혔다.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이 여성은 지난 6월9일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틀 뒤인 같은 달 11일 서울의 한 병원을 방문해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항생제 복용 이후 손목, 얼굴 등에 가려움증이 동반된 발진이 생긴 이 환자는 대전의 한 병원에서 약물발진 진단을 받고 투약을 중단했다.

이 여성은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6월14일 진주의 한 병원을 방문했고, 이곳에서 혈소판감소증, 백혈구감소증, 간 효소 수치 경도 상승, 발진 등 증상을 확인한 뒤 대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 촬영된 사진 확인 결과 전형적인 뎅기열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6월15일과 7월18일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해 실시한 2차례 뎅기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조사 결과 이 환자는 4월24일부터 5월1일까지 뎅기열 발생 지역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가 국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방문과 뎅기열 증세 발현 간의 시차가 39일로 통상적인 뎅기열 잠복기(14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길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감염됐으나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상태로 귀국, 국내에서 약물발진 등 다른 경로를 통해 우연히 뎅기열 양성 반응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국내에 자생하는 모기에 의해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뎅기열의 최대 잠복기가 14일임을 고려할 때 해외 여행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무증상 감염 이후 다른 원인으로 뎅기열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은 있다.

반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뎅기열 발생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지만 뎅기열 매개모기 중 하나인 흰줄숲모기가 전국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국내 감염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이다.

더욱이 최근 프랑스, 크로아티아에서도 최초로 자국내 뎅기열 발생이 보고됐고 그 매개체가 흰줄숲모기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더 확실한 진단을 위해 국립보건연구원이 해당 환자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추가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9월 말부터 환자 거주지인 경상남도에서 매개모기를 채집해 뎅기열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은 이어 “또 환자 거주지 인근 병원을 중심으로 뎅기열 유사증상을 가진 사례를 감시해 검사하고 있다. 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혈청유병률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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