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밀려난 자리 정치인 차지하나

금감원 밀려난 자리 정치인 차지하나

입력 2011-06-24 00:00
업데이트 2011-06-2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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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감사 잇따라 진출..”전문성 결여” 지적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금금(금융감독원-금융사) 유착’ 비판을 받아왔던 금감원 출신의 금융회사 감사들이 일제히 밀려나고 있다.

그런데 그 빈자리를 하나둘씩 정치인 출신이 채우고 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회사 감사 자리에 금융권이나 학계 출신이 아닌 정치인이 잇따라 진출한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이날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감사로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을 임명했다.

강 감사는 행시 23회의 관료 출신이긴 하지만 제주도에서 공직생활을 한 후 민선 서귀포시장,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등 정치인으로 지냈다. 금융 분야 경험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신임 감사로 이상목 전 청와대 국민권익비서관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정자는 지난 대선에서 선거운동을 한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청와대 비서실에서 일했다. 강 감사와 마찬가지로 금융이나 감사 분야 전문성은 갖추지 못한 셈이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배선영 전 금융위원회 자체평가위원을 감사로 선임했다. 배 감사는 재무부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실을 거친 관료 출신이지만 17대 총선에 출마한 정치인이기도 하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최근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 이 전 장관은 18대 국회의원, 행안부 장관을 거쳐 지난해 한나라당 후보로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쓴잔을 마셨다.

정치인 출신의 잇따른 금융회사 감사 진출은 금감원 출신의 공백이 크게 작용했다.

금감원 출신의 이른바 ‘낙하산 감사’가 감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난이 일면서 금감원 출신은 금융회사 감사 자리에서 추풍낙엽처럼 밀려왔다.

일부에서는 정치인 출신의 금융회사 감사 진출이 ‘제2의 낙하산 감사’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저축은행 부실과 같은 사태가 다시 터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갖춘 감사가 더욱 철저하고 빈틈없는 경영감시 활동을 벌여야 한다”며 “그런데 전문성이 더욱 떨어지는 정치인이 오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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