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박카스 지키기…2차 약심 난항 예고

약사회 박카스 지키기…2차 약심 난항 예고

입력 2011-06-19 00:00
업데이트 2011-06-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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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6개 품목 의약외품 전환 반대할 듯

대한약사회가 오는 21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약심) 의약품분류소위원회 2차회의에서 박카스와 까스명수의 슈퍼마켓 판매를 사실상 반대하는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품목당 연간 생산액 2위인 박카스의 슈퍼마켓 판매 반대를 빌미로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의 슈퍼마켓 판매에 대한 논의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소위의 2차 회의가 순탄치 않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약사회의 고원규 이사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카스와 까스명수를 판매하려면 합성 카페인 ‘무수카페인’과 소화를 돕는 생약 ‘아선약’을 빼거나 함량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약외품 전환 일반약 중 무수카페인을 함유한 자양강장드링크는 동아제약의 박카스를 비롯해 10개 품목이다.

이들 제품에는 병당(용량 약 100㎖) 30mg의 무수카페인이 들어 있다. 콜라 1병(250㎖)에 들어있는 합성 카페인이 23mg인 점을 감안하면, 같은 용량을 비교할 때 박카스의 카페인양이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식약청은 성인 1명의 하루 카페인 섭취 기준량을 400mg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또 아선약을 함유한 소화제드링크는 까스명수액, 까스명수골드액, 카보명수, 쿨명수액, 기명수, 까스허브명수액 등 6개 품목이다.

고 이사는 “합성카페인인 무수카페인은 천연카페인보다 흡수율이 높다”며 “박카스 슈퍼마켓 판매로 다른 음료까지 무수카페인을 넣겠다고 하면 국민 카페인 섭취량이 지나치게 늘어 심근경색 등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선약에 대해서는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약사들은 아선약을 함유한 소화제드링크를 달라고 하면 변비 여부를 물어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이사는 아울러 “이미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는 아선약을 제외한 소화제드링크인 종근당의 속청수와 광동제약의 위생천을 판매하고 있다”며 “복지부가 안전성을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의약외품 전환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박카스는 수출용 혼합백신 ‘퀸박셈’에 이어 품목당 생산액이 두번째로 많은 품목이어서 약사회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44개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이 위원회 보고사항으로 안건 상정과 의결을 요구하는 사안이 아니라며 강력한 추진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양측의 의견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약사회는 나아가 슈퍼마켓에서 파는 의약품인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묻는 안건을 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조차 반대하고 있다.

약사회 소속의 또 다른 약심 위원인 신광식 이사는 “의약품분류소위원회는 일반약과 전문약 간의 품목 조정을 논의하는 기구이지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도입을 다루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약국 외 판매 의약품’은 법 개정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복지부가 법 개정에 앞서 위원회에서 의견을 듣겠다고 제안한 ‘약국 외 판매 의약품’ 도입과 관련해, 논의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안전성이 입증된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에 찬성하면서도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우려하는 의사회 측은 의약품 재분류 논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의약품분류소위원회에서도 의사단체와 약사단체 간에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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