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금융업무 전면마비 왜 발생했나

농협 금융업무 전면마비 왜 발생했나

입력 2011-04-13 00:00
업데이트 2011-04-13 12:1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농협중앙회에서 전산장애로 창구거래 등 전체 금융업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농협은 그러나 전산장애 발생 이틀째인 13일 오후 2시 현재까지 금융거래를 완전 정상화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정확한 사고 원인 등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 정보기술(IT) 직원들이 작업 도중 내부채널과 외부를 연결시키는 중계 운영 파일이 삭제돼 원인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의 경우 전산장애로 거래 중단이 생기면 고객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유능한 전문가 채용과 보안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협 금융거래 마비 왜 일어났나

농협은 이번 사고가 IBM서버(중계 서버)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해킹으로 인한 사고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뚜렷한 장애 발생원인 등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농협 측은 이번 전산장애에 대해 전산상 문제가 생겨 IT관련 직원들이 보수작업을 하던 중에 내부와 외부를 중계하는 운영파일이 삭제되면서 사태가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농협 내부에서는 직원이 고의로 파일을 삭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파일 삭제가 IT직원의 실수로 발생한 것인지, 고의인지, 프로그램 자체 오류로 발생한 것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일단 장애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한 만큼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운영시스템(OS)을 다시 깔고 있어 복구하는 데 시간이 다소 소요되고 있다며 조기에 거래가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농협은 다만 운영시스템을 다시 깔아도 기존 고객 정보가 유출되거나 손상되는 등의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농협에 정보기술(IT) 전문가 3명을 보내 장애 원인과 대고객 피해상황 파악 등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영시스템에 일부 문제가 생겼는데 유지보수 업체가 보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런 전산장애는 종종 발생한다.

농협도 ‘전력’이 있다. 농협은 작년 2월6일에도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10분까지 자동화기기 2천여 대가 서버다운 등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가 복구됐다.

한국씨티은행은 작년 12월24일 인천에 위치한 전산센터에서 한파로 냉각기가 동파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 주전산 시스템이 약 6시간 동안 장애를 겪었다.

◇창구 입출금 20시간만에 재개..보안강화 등 필요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됐던 농협에서는 이날 오후 전산시스템이 일부 복구돼 창구에서 입출금 등의 일부 거래가 재개됐다. 이는 전산장애가 발생한 전날 오후 5시10분 이후 약 20시간만이다.

이 시간 현재 농협 창구에서 가능한 거래는 ▲창구 입출금 ▲예.적금 거래 ▲여신 상환 ▲타행 송금을 포함한 무통장입금 ▲외화환전 ▲농협카드로 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 입.출금 ▲주택청약 ▲신용카드로 통장 출금 등이다.

인터넷 뱅킹과 폰뱅킹, 자동화기기 등의 거래는 아직 정상화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낮 12시45분부터 조회업무가 가능해졌고 오후 1시부터 입출금 업무도 정상화했으나 인터넷 뱅킹과 타행환 ATM.CD 등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자동화기기는 오후 3~5시, 인터넷뱅킹 및 폰뱅킹은 오후 11시까지 서비스 재개를 목표로 복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복구 작업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어 언제쯤 모든 거래가 정상화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농협 관계자는 “단계적 복구작업을 통해 이날 중 시스템 복구를 완료해 모든 거래를 정상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농협이 전산장애가 발생했음에도 원인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해 사고 재발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특히 금융회사들은 고객의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IT 전문가들을 더 확충하고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의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IT 전문가는 “어떤 원인으로 장애가 발생했는지를 우선 알아야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며 “시스템상 어떤 부분이 미비한지를 찾아보고 전반적으로 보안을 강화해 사고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최근 전산장애와 해킹 사고 등이 잇달아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전 금융회사에 공문을 보내 IT 전문가 확보와 시스템 안정화 및 보안 강화 등에 나서라고 지도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