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값 대폭 인상 조짐…외식업계 ‘시름’

우유 값 대폭 인상 조짐…외식업계 ‘시름’

입력 2011-02-20 00:00
업데이트 2011-02-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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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제역으로 원유(原乳)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우유 값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우유를 많이 쓰는 외식업체들은 원가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섣불리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는 시름을 겪고 있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빵가게 ‘뚜레쥬르’와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최근 서울우유가 우유 값을 크게 올려받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빵이나 커피처럼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은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다면 도저히 지금의 소비자 가격으로 수지타산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우유 측이 이내 인상 방침을 철회하면서 CJ푸드빌 측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결국 머지않아 오를 것이라고 보고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단 우유 공급처를 여러 곳으로 늘리고,분유에 물을 섞어서 만드는 ‘환원우유’를 쓰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면서도 “최대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겠지만,앞으로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피자의 주재료인 ‘도우’ 등에 우유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납품 가격에 매우 민감하지만,당장 값을 올릴 계획은 없다.

 그러나 피자에도 웰빙·프리미엄을 지향하는 회사의 방침상 음식재료를 현 등급에서 낮출 수는 없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서,궁극적으로는 우유 가격과 연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커피 전문점 브랜드들은 최근 국제 원두 값이 폭등한데다 우유 값마저 들썩이면서 그야말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미 ‘탐앤탐스’는 제품별로 100~400원씩 값을 올렸다.

 그나마 커피 가게는 원재료값이 매장 임대료나 인건비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편이라 아직 업체 대부분은 가격 인상을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커피원두나 우유 등 원재료 가격이 한 매장의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10% 안팎”이라며 “서울우유가 처음 큰 폭의 우유 값 인상안을 발표했을 때도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흡수할 방침이었다”고 말했다.

 외식업체들은 다음 달 초가 음식값 인상 여부의 고비라고 입을 모았다.

 3월 들어 각급 학교가 일제히 개학하면서 우유 급식이 시작되면 그렇지 않아도 달리는 원유 공급에 근근이 버텨온 우유업체들이 결국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압력 속에 ‘눈치’를 봐왔지만,다음 달부터는 결국 원가 압박을 못 이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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