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근 예금 1조5천억 인출…외환銀과 갈등 고조

현대차 최근 예금 1조5천억 인출…외환銀과 갈등 고조

입력 2010-12-02 00:00
수정 2010-12-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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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밀린 현대차그룹이 외환은행과 현대건설 매매 양해각서(MOU)를 맺은 현대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외환은행에서는 예금을 인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현대건설 매각 주관사인 외환은행에서 1조5천억원 안팎의 예금을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외환은행은 현대차그룹의 주거래은행이다.

 현재 외환은행 계좌에 남아 있는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家) 기업들의 예금규모는 5천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의 예금을 인출해 현재 남아 있는 예금이 별로 없다”며 “그러나 외환은행은 유동성에는 별문제가 없고 예금은 다시 예치할 수도 있어서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외환은행과 현대그룹의 MOU에 대해 “외환은행이 채권단 동의 없이 양해각서 체결을 자문 변호사에게 재위임한 것은 위법하고 양해각서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MOU 체결 과정에서 외환은행의 업무 수행,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차입금 1조2천억원 출처 등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보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현대건설 매각을 놓고 현대그룹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외환은행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대차그룹의 ‘공격’에 대해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그룹이 인수자금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대출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MOU를 해지하겠다고 밝혔다.이 경우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게임에서 심판을 보는 사람한테 실력 행사를 하는 것은 글로벌 그룹인 현대차그룹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예금을 인출하거나 거래를 끊는다고 압박한다면 앞으로 채권단이 인수.합병(M&A)을 공정하게 진행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외환은행과 거래 관계를 끊는 초강수도 둘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 문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지 않으면 외환은행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공격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아직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범현대가 기업들로부터 거래 중단 요구는 없었다”며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1층에 입점해 있는 외환은행 양재동지점 철수에 대해서도 공식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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