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 기대 VS “재무악화” 우려

“고용안정” 기대 VS “재무악화” 우려

입력 2010-11-17 00:00
업데이트 2010-11-17 00: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현대건설 임직원 상반된 표정

현대그룹에 인수되는 현대건설 임직원들의 표정은 기대와 우려로 양분된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현대건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확연히 감지됐다.

이미지 확대
16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의 홍보실 직원들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이 확정됐다는 TV 보도를 보면서 기뻐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16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의 홍보실 직원들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그룹이 확정됐다는 TV 보도를 보면서 기뻐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정서적으로 우리와 잘 맞아”

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채권단 공식 발표 전부터 현대그룹이 인수자로 결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임원진과 부장급 이상 직원들은 대부분 현대그룹 인수가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볼 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부장급 직원은 “고 정몽헌 회장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정서적으로는 우리와 잘 맞지 않겠느냐.”면서 “현대차그룹에서 과거 ‘왕자의 난’을 촉발한 현대건설을 곱게 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던 만큼 차라리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간부 직원은 “현대차그룹보다 조직 규모가 작은 현대그룹에 인수되는 것이 인사 등의 측면에서 우리에게 더 나은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직원은 “인수전 초기에는 현대차 쪽이 유리할 것이란 얘기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반겼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을 아쉬워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영업능력과 연계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의 사원급 직원은 “현대차그룹은 자체 자금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할 수 있지만 현대그룹은 상당 부분 외부 차입에 의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대건설의 재무구조가 나빠져 ‘제2의 대우건설’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기회 놓쳐”

다른 직원은 “인수가격이 시장가격을 초과하면서 앞으로 기술개발 등에 투자할 돈을 모조리 차입금 갚는 데 써야 될 상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임동진 현대건설 노조위원장도 “승자의 저주가 재현돼 일자리와 국민경제에 영향을 준다면 국민에게 고통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임원은 “당분간 현대건설의 경영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임원들의 경우 향후 거취에 대해 어느 정도 불안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누가 인수하든 현대건설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변동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0-11-17 3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