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사퇴 임박…신한금융 긴장 고조

라응찬 사퇴 임박…신한금융 긴장 고조

입력 2010-10-29 00:00
수정 2010-10-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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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전 이사회…회장 직무대행 선임 등 수습책 논의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사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금융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라 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밝힐 신한금융 이사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회장 직무대행 선임,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이사들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신한금융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내일 이사회…라 회장 퇴진 기정사실화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라 회장의 거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사퇴 의사를 내비친 라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이 배임 및 횡령 의혹으로 직무 정지된 상태에서 라 회장이 사퇴하면 이사회는 곧바로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 선임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대행 후보로는 옛 제일은행(SC제일은행) 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역임한 류시열 비상근 사내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신한금융 내부는 물론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사외이사가 상근 임직원을 맡으면 사외이사직을 상실하게 돼 있다.사외이사직을 버리면 회장 직무대행이 될 수는 있지만,신한금융 이사회가 경영진 감시 역할을 하던 사외이사에게 직무대행을 맡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4명 중 이번 사태에 연루된 최고경영진 ‘3인방’(라 회장,신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제외한 류 이사만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8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가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미국 출장 중인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화상으로 이사회에 참석한다.

 ◇직무대행 선임 등 수습안 순조롭게 마련할까

 하지만,일부 재일교포 주주들이 라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류 이사의 직무대행 선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이 동의할지는 미지수이다.

 신 사장 직무정지 안건을 통과시킨 지난달 14일 이사회처럼 표 대결을 벌이면 직무대행 선임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사들 간의 대립은 불가피하고 향후 라 회장의 후계 구도를 짜는 데도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사장 측과 신한은행 노동조합 등이 노조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비대위 결성을 요구하는 점도 합의안 도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직무대행이 선임되면 직무대행이 이사회와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서면 된다는 점을 들어 비대위 구성에 부정적이다.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이 신 사장과 이 행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할 경우 사태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재일교포 주주가 과거 신한은행에 전달한 기탁금 5억원의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신한금융 이사회 감사위원회는 이사회에 앞서 오전 8시 위원회를 열어 3분기 실적 결산 등을 승인할 계획이다.이때 재일교포의 기탁금 5억원에 대한 조사 결과도 보고될 예정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신한금융 지분 100만주 이상을 보유한 재일교포 주주모임 ‘밀리언클럽’의 한 회원이 작년 4월 이모 전 비서실장을 통해 은행 측에 전달한 5억원 중 수억원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이에 따라 신한은행 이사회는 검사 출신 외부 변호사를 선임해 감사위원회 실무자들 함께 이를 조사하도록 했다.

 기탁금을 전달한 재일교포와 은행 직원,신한금융 직원 등 조사 대상자들은 기탁금이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비서실 실무자들은 작년 4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억여원을 현금화했지만,금고에 보관하고 있으며 사용한 적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이사회 감사위원들이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에 사인했지만,일부 사외이사는 조사에 한계가 있었고 자금 인출에 대한 보고 여부 등 일부 답변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약 신한금융 이사회가 파행으로 끝날 경우 자체 수습이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돼 신한금융의 운명이 금융당국과 사법당국 등 외부의 손에 맡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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