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퍼거슨, ‘추가 경기부양’ 공방

크루그먼-퍼거슨, ‘추가 경기부양’ 공방

입력 2010-10-13 00:00
수정 2010-10-1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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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제11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지속 가능한 세계경제를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 문제를 놓고 세계적인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더블딥 혹은 강력한 회복’을 주제로 열린 세계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는 강도와 규모 면에서 1932년의 대공황과 견줄만하다”며 “금융위기 첫해를 보면 산업 생산량이 거의 대공황 때처럼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실업률이 높지만 재정팽창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방법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장기적으로 재정 안정화에는 동의하지만,지금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더 강화해야 하므로 긴축재정을 벌이는 것을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효과적인 정책이 나오든지 파격적인 신기술이 나와야 하는데 앞으로 몇년간은 어둡다”며 “(경기) 회복이 아니라 장기적인 저성장과 저실업이 예상된다”고 비관론을 폈다.

 그러나 퍼거슨 교수는 “크루그먼 교수 같은 분들이 지금은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이라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미국은 물론 아시아,남미지역 등도 대공황과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공황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30% 폭락했고 실업률이 25%나 올라갔으며 경기침체가 3년간 지속됐지만,최근 금융위기는 18개월만에 끝났다”며 크루그먼 교수의 의견을 반박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은 심각한 부채를 안고 있고 재정 기반이 취약한데 거기에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취하는 케인스식 부양책은 결국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의 이론은 경기부양을 위해 공공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하고 있다.크루그먼 교수는 대표적인 케인스학파다.

 퍼거슨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도 배추,김치조차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느냐”며 지나친 경기부양책을 경계했다.

 두 학자는 최근 국제적인 관심사인 중국의 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엇갈린 의견을 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오후 ‘글로벌 이코노미’라는 주제강연에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투자를 통해 약세를 유지하는 화폐는 없다”며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며 특별한 경제제재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지금의 환율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결국 무역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재무장관이 항상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에서 환율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내실있는 결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퍼거슨 교수는 “중국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환율제도는 달러화에 연동하기 때문에 위안화 환율만 볼 것이 아니라 달러화가 연결된 다른 환율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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