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를 던져라”…기업 총수들 ‘메시지 경영’

“화두를 던져라”…기업 총수들 ‘메시지 경영’

입력 2010-05-30 00:00
업데이트 2010-05-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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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가치·대외존재감 부각 ‘일거양득’ 효과

 “화두를 던져라!”

 최근 대기업 총수들의 ‘메시지 경영’이 재계의 주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기업의 1인자가 짧은 말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메시지 경영은 함축적인 의미를 강렬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닮은 점이 있다.

 이 같은 메시지 경영은 해당 기업의 이미지나 핵심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오너의 대외적인 존재감도 부각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총수가 던지는 메시지는 곧바로 대규모 투자 등으로 구체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된다.

 대기업 총수의 ‘메시지 경영’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던진 ‘위기 메시지’를 계기로 새삼스럽게 재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삼성그룹의 신사업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다른 글로벌 기업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금이 진짜 위기다.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던 위기의식의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여졌다.

 이 회장의 일성(一聲)은 곧바로 삼성그룹의 대규모 투자 발표로 이어졌다.

 2020년까지 친환경,건강증진 관련 신사업 분야에 23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올해 반도체와 LCD,연구개발 분야에 26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

 오너 경영인의 공백기에는 나올 수 없었던 장기적 투자계획이 수립됐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발언은 그의 카리스마를 극대화하기에도 충분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도 도요타 리콜 사태를 계기로 ‘품질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 2월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준공식에서는 “최고 품질의 차를 생산하라”고 지시했고,3월 현대차 러시아공장 건설 현장에서는 “판매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초석은 바로 품질”이라고도 했다.

 최근에도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존재이유다.품질만큼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각오를 다져달라”고 하는 등 품질에 방점을 찍는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도전’과 ‘혁신’도 중요한 화두로 거론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우리의 10년 뒤를 예측하려면 지금 회사 곳곳에 뿌려놓은 신규사업 아이템을 보라”며 “이 중 어느 하나는 10년 뒤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미래를 바라보는 도전의식을 강조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LG스킬올림픽’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과감한 혁신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구 회장은 지난 1월에도 “소수 리더 만으론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며 “모든 구성원이 고객 가치에 몰입해 자유롭게 상상해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 역시 지난 25일 “미래 성장엔진으로 키우는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가 깜짝 놀라게 하는데 LS의 G세대인 혁신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임직원 모두가 ‘혁신의 메신저’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창업기인 ‘포스코 1.0’,성장기인 ‘포스코 2.0’을 넘어 ‘포스코 3.0’ 시대를 새롭게 열어나가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포스코 3.0’은 ‘창조’,‘도약’,‘크게 새롭게 하다’라는 의미로,조직 구성원이 혼신의 힘을 다해 비전을 달성하자는 말이라고 포스코는 설명하고 있다.

 도전정신과 함께 ‘차별화’에 방점을 찍는 CEO도 눈에 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온리원(Only One) 경영이 대표적이다.이 회장은 지난 7일 그룹 제2도약 선포식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하는 ‘온리원’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영원히 지켜야 할 CJ의 절대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양적인 숫자로만 기억되는 1등이 아니라 핵심역량을 갖춘 최고가 되려는 도전정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CJ 측은 설명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도 작년 5월 직원들에게 “비싸도 소비자가 사가는 우리만의 핵심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박 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착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작년 말 신세계 총괄대표 취임 이후 “업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고,박용만 ㈜두산 회장은 트위터를 활용한 격의 없는 메시지 전달로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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