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금리가 0%! 진짜야?

현금서비스 금리가 0%! 진짜야?

입력 2010-05-22 00:00
수정 2010-05-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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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파격 이벤트에 업계 “비상식적 발상” 발칵

“현금서비스 공짜로 받으세요.”

현대카드가 금리 0%에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파격 이벤트로 업계를 들쑤셔 놓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전례 없는 마케팅에 당황하면서도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를 사전에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번달 말까지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 금리를 받지 않는 ‘0%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6개월간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적 없는 우량고객 5만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알렸다. 신용등급에 따라 7.90~26.99%에 이르는 금리를 전혀 받지 않고 연 2.36%의 취급수수료만 받겠다는 것이 이벤트의 골자다.

카드업계는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마케팅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A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최소 연 5%인데 그 절반도 안 되는 취급수수료만 받고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현금서비스를 두세 달에 한 번꼴로 받는다는 회사원 박모(29)씨는 “서비스를 자주 받고 돈도 잘 갚는 고객에게 금리 인하 혜택을 주지 않고 일부 고객에게만 0% 혜택을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측은 이번 이벤트에 대해 “시장조사 차원의 파일럿(시범) 테스트”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카드 판매에 비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금융서비스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현대카드가 이 부분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승부수를 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현대카드의 올해 1·4분기 금융서비스 취급액은 2조 900억원으로 전체 취급액(14조 2000억원)의 14.7%에 불과하다. 신한카드(27.6%)나 삼성카드(22.3%)와 격차가 크다.

자동차 할부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현대카드의 위상이 위협받는 것도 금융서비스 부문 강화의 배경이다. 캐피털, 카드사는 물론 은행 등 제1금융권도 자동차 할부시장에 뛰어들면서 현대카드가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 B카드사 관계자는 “0% 이벤트를 통해 우량 고객들이 현금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하게 함으로써 향후 취급액 확대를 꾀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풀이했다.

금감원은 카드사가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추기 전에 감독당국의 사전 심사를 받을 의무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카드의 경우 신상품 출시에 앞서 금감원의 약관심사를 통해 수익 건전성을 점검받도록 돼 있어 현금서비스 관련 규정도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의 금리는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정한다.”면서도 “과도한 금리 조정은 시장을 교란할 우려가 있어 이 의견을 현대카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10-05-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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