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억… 금리 최고 0.5%P↓
새봄을 맞아 전세자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저마다 전세 대출 손님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믿고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은행 입장에서 전세 시장은 오랜만에 만난 신규 대출의 ‘블루오션’이다.신한은행은 전세자금을 최대 2억원까지 빌려주는 ‘신한 전세보증대출’의 금리를 3일 0.20%포인트 내렸다. 수도권이나 광역시 지역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말 전세대출 이자의 기준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서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로 바꾸면서 금리를 0.30~0.50%포인트 내렸다. 또 대출금의 10%까지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고 대출 자격도 신용 7등급 이상에서 8등급 이상으로 완화했다. 대출자에 따라 ‘우리 V전세론’, ‘마이홈대출’, ‘프리미엄 전세론’ 등으로 나뉘어 있던 상품군도 ‘우리전세론’ 하나로 통합했다. 외환은행도 지난달 25일 전세대출 상품에 코픽스를 적용하면서 금리를 0.18~0.19%포인트 인하했다.
●2월 전세수요 전월대비 30%나 급등
은행들은 저마다 서민 이자부담의 완화를 외치지만 속내는 움츠러든 대출시장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전세 대출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전세자금 수요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전세자금 대출 보증액은 4145억원으로 1년 전(3467억원)에 비해 20%가량 증가했다. 3189억원을 기록한 전달에 비해서는 30%쯤 늘었다. 이용자 수도 8305명에서 1만 489명으로 26% 증가했다 이쯤 되니 저축은행들까지 가세했다. 지난해 11월 전세자금 대출 시장에 진출한 HK저축은행은 최대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HK 전세자금대출’의 판촉을 최근 대폭 강화했다.
금리는 연 6~10%로 시중은행보다 높지만 대출한도를 시중은행의 2배로 늘리고 마이너스통장처럼 쓸 수 있도록 했다.
은행들은 당분간 전세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처럼 돈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서 전세 시장은 그마나 은행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대출을 늘릴 수 있는 분야”라면서 “하지만 전세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하면 금액이나 시장규모가 작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10-03-04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