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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대면 접촉의 역설…“영상통화 할수록 외로움 더 커져”

코로나19 비대면 접촉의 역설…“영상통화 할수록 외로움 더 커져”

김태균 기자
입력 2021-07-28 12:03
업데이트 2021-07-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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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학 ‘비대면 접촉 고령자 효과’ 연구
디지털 발전해도 사람간 접촉이 중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족이나 친구 간 음성전화, 영상통화 등 비대면 접촉이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비대면 접촉은 고령자들의 정신건강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학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한 비대면 접촉이 고령자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고립감이나 고독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외로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과 미국에 사는 60세 이상 인구 각각 5148명과 13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에서는 고령자들의 외로움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영국에서 전반적인 정신적 웰빙이 감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과 이동이 제한돼 있을 때 비대면 수단을 통해서라도 의사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란 일반 인식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 결과, 전화나 문자 메시지, 영상통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비대면 접촉은 정신건강 증진과 관련이 없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친구나 가족과 정기적으로 더 많은 대면 접촉을 한 고령자들은 정신적 웰빙의 수준이 더 높았지만 비대면 상호 커뮤니케이션은 미국과 영국 어느 쪽에서도 더 나은 정신적 웰빙과 관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비대면 접촉을 상대적으로 더 자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제한적이나마 대면 접촉을 하는 사람 또는 비대면 접촉 빈도가 높지 않은 사람들보다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랭커스터대학 강사 양후는 CNN에 “대면 접촉과 비대면 접촉은 질적으로 동일하지 않으며, 고령자의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는 대면 접촉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비대면 접촉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졌지만 사회적 상호 작용이나 사람간의 접촉을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연구팀은 결론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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