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셴코 前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러시아 정책 연대 엉망”
“만찬을 마치고 돌아와 아내와 입을 맞췄더니 ‘당신 입술에서 철 성분 냄새가 나요’ 하더군요.”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비밀경호국장, 그의 여자 부관과 저녁을 들었는데 차려진 음식 가운데 쌀에 다이옥신이란 독성 성분이 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4년이 흐른 지금도 누가 유독 성분을 뿌렸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곧바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피신해 의료진의 도움을 구했는데 짧은 시간에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커졌고 피부에는 끔찍한 얼룩이 생겼다. 온몸에 통증이 퍼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당시 그의 약물 테러 전(왼쪽)과 후(오른쪽)를 비교한 사진은 많은 이들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다. 그렇게 14년이 흘렀지만 지난달 영국 솔즈베리의 대낮 길거리에서 스파이 교환으로 풀려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가 약물 테러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되풀이됐다.
세월의 영향인지 얼룩이 조금 남았지만 정상을 많이 되찾은 얼굴의 유셴코는 “난 (독살 시도자가 누구인지) 답을 아는데 그 답을 들려주는 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4-03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