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금 대신 주식 입고…급매도 직원들 ‘도덕적 해이’ 비판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금 대신 주식 입고…급매도 직원들 ‘도덕적 해이’ 비판

입력 2018-04-06 20:50
수정 2018-04-06 20: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 대신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황당한 실수를 했다. 일부 직원이 잘못 배당된 주식 중 500만주가량을 급히 팔아치우면서 한때 삼성증권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증권.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직원이 매도한 주식을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매도 물량만큼 전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6일 오전 직원이 보유한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입력 실수로 배당금 1000원 대신 회사 주식 1000주가 입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전날 종가 3만 9800원 기준으로 하면 1주당 무려 3980만원에 달하는 주식이 입고된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의 소유주식이 283만 1620만주(3.17%)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8억 3000만주 가량 배당이 된 셈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112조 6985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일반 투자자 보유 주식에는 배당과 관련해 전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다.

문제는 일부 직원이 배당받은 주식을 급히 팔아치우면서 여파가 주식시장까지 퍼지고 말았다. 실제로 매도가 체결된 물량은 잘못 입력된 주식의 0.18% 수준인 501만 2000주였다.

이 때문에 주식 거래량이 2073만주에 달했다. 전날 거래량의 40.7배에 달하는 거래량이었다. 특히 삼성증권 창구에서 571만주의 매도가 이뤄졌다.

주가는 배당 착오로 오전 한때 11.68% 급락했다. 변동성완화장치(VI)가 여러 차례 발동됐다. VI 발동으로 단일가 매매가 진행되는 중에는 주가가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해 전날보다 3.64% 내린 3만 8350원에 장을 마쳤다.

잘못 배당된 삼성증권 주식을 내다 판 직원은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반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 직원들의 이런 행위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실수로 입력된 주식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유 없이 입고된 주식을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팔아치운 직원들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회사의 엄중 문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우선 경위 파악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섰다. 삼성증권 측은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매도 물량만큼 전량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흘 후 돌아오는 결제일에는 문제없이 결제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이번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조치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삼성증권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고 이후 검사에 착수할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