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통장 보니 이긴 기분, 잉글랜드 8부팀

졌지만 통장 보니 이긴 기분, 잉글랜드 8부팀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1-01-11 19:30
업데이트 2021-01-12 03: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마린FC, FA컵대회 토트넘에 5-0 패
티켓 판매 등 4억 4500만원 최고 수익

이미지 확대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과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루카스 모라가 11일(한국시간) 영국 북서부 크로스비의 로제트 파크에서 펼쳐진 8부 리그 마린FC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대회 3회전 경기에서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싼 채 벤치에 앉아 동료를 응원하고 있다. 크로스비 AFP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과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루카스 모라가 11일(한국시간) 영국 북서부 크로스비의 로제트 파크에서 펼쳐진 8부 리그 마린FC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대회 3회전 경기에서 두꺼운 외투로 몸을 감싼 채 벤치에 앉아 동료를 응원하고 있다.
크로스비 AFP 연합뉴스
잉글랜드 8부리그 아마추어팀 마린FC가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의 꿈 같은 대결에서 대패했지만 창단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려 화제다. 마린FC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머지사이드 크로스비의 마린 트레블 아레나에서 열린 2020~21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홈 경기에서 전반에만 네 골을 내주며 0-5로 무너졌다. 그러나 이날은 승패가 경기의 전부는 아니었다.

배관공, 교사 등 ‘투잡’을 뛰는 선수가 포함된 아마추어팀과 EPL 우승을 다투는 팀의 대결은 킥오프 전부터 축구 팬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마린 구단은 코로나19로 관중이 입장하지 못하자 장당 10파운드(1만 5000원)짜리 ‘가상 티켓’을 선보였다. 경기장 벽에 이름을 붙여 주는 가상 티켓이었지만 무려 3만 697장이나 팔렸다. 인구 5만명에 불과한 크로스비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구매가 이어졌다. 심지어 토트넘 팬까지 동참했다. 티켓 판매로 약 30만 파운드(4억 4500만원)의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마린 구단은 TV중계권료, 팬 모금액까지 합쳐 35만 파운드(5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예상된다.

해리 케인은 명단에서 빠졌고 손흥민은 벤치를 지키는 등 토트넘 최고 스타들이 그라운드를 누비지 않았지만 마린 구단 팬은 경기장과 다닥다닥 붙은 각자 집 정원이나 지붕 등에서 뒤늦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경기를 지켜봤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1-01-12 26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